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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보도 자료 1990년-2001 년] 어i-L" 지는귀가 먹어버린 정유례 할머니는 더듬더듬 그날의 기막힌 사연을 들 려준다. “그놈들이 냐오라고 했지라우. 동네사람 다 나와라글드만 논바닥에 모읍 디다. 군인허고 경찰가족만 나오락 한 뒤 막 총질을 해댐디다. 다 죽고 나하 고 우리 동서하고 둘만 살아나왔소. 마흔셋에 당하고 아직꺼정 사요 숨통 은 성했은께 총 맞고도 안 죽었소” 이날 학살된 주민은 50여 명. 대부분 집을 지키고 있던 노인과 부녀자들 이었다 r 불갑산‘대보름작전’ 함평군 곳곳에서 자행된 양민학살사건 때문에 연중대’란 이름은 우는 아이 도 울음을 그칠 만큼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연중대에 걸리면 죽는다’는 말 야 파다하게 퍼져나갔고, 이제 각 마을에서 웬만한 젊은 남녀는 찾아볼 수 가 없게 되었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속속 불갑산으로 들어간 것이다. 이 때문에 불갑산에 모여든 인원은 수천 명에서 1만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었다. 이들은 겨울이 닥쳐오자 가마니와 벗짚을 깐 다음 짚마름을 덮고 추위를 피했다. 가을까지는 들녘에 았던 벗단을 밤에 가져다 타작을 해서 식 량으로 확보했으나 토벌대의 포위망에 밀리자 나중에는 나무뿌리나 풀뿌 리로 연명해야했다. 불갑산에 입산했다가 나중에 지리산 빨치산부대의 문화부장이 된 나윤주 씨는 그의 고백적 수기 『누가 반역자냐』에서 그 당시의 사정을 이렇게 적 고 있다. 유격대원의 가족과 피난민, 거기다 보복이 두려워 묻혀온 우익인사들 과 그 가족까지 득실거리는 불갑산은 식량사정이 말이 아니었다. 조를 함평 161 - 47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