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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 신하는 박익의 얼굴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더니 크게 실망을 하고 그냥 서울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나 태조는 박익이 신하들을 속였음을 알아차리고 다시 신하를 내려보냈습니다. "너희들이 감쪽같이 속았구나, 그 사람은 일부러 소경인 척 하는거다. 다시 가 서 그 분을 모셔 오너라." 하지만 여러 명의 신하들이 몇 번이고 가서 설득하여도 박익은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 습니다. 태조도 고집 을 꺾지 않았습니다. 박익에게서 판서 벼슬을 주겠다고 부르더니 나중에는 좌의정으로 벼슬을 높여서 그 를 불렀답니다. 그래도 박익은 벼슬길에 나서지 않고 고향에서 지내다가 세상을 떠났습 니다. 박익은 죽기 전에 아들을 불러 이렇게 유언했습니다. "나는 평생에 고려 왕조의 세 임금님을 섬겼다. 그러니 죽어서도 고려의 귀신이 될 것 이다. 하지만 너희들 은 조선 왕조에 살고 있으니 새 왕조에 충성을 다하도록 하여라. 시대가 변하고 세상이 달라져서 아버지하 고 자식이 섬기는 하늘도 서로 달라졌구나." • 73송은선조의 생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