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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부산을빛낸인물(Ⅰ) 54 정의감시를피하기가어려웠기때문이다. 그러나막상나가사키에도착한박재혁은예정했던시모노세키 [下關]를경유하는경로를변경해야할필요를느끼게되었다. 시모노세키에서부산으로가는관부연락선은한국인이많이이 용하는탓에일본경찰의감시가삼엄하였기때문이다.이에박 재혁은나가사키에서대마도(對馬島)를거쳐부산으로가는코스 를선택하는기지를발휘하게된다.변경된일정에대해서는간 단한봉함엽서를통해내막을알렸다.여기에도감시를피하기 위한갖가지은유와암호가동원되었다.나가사키를떠나기직전인 9월4일,박재혁이상하이에있는동지에게보낸엽서에는당시 독립투사들이흔히사용하였음직한기밀사항의전달요령이 잘나타나있어흥미롭다. 昨日安着長崎.商況甚如意.此諸君惠念之澤矣.秋初凉風. 心身快活.可期許多收益.不可期再見君顔.別有商路. 比前益好.硏究則可知也. 번역하면다음과같다. 어제나가사키에잘도착했습니다.장사는뜻대로잘됩니 다.이것은여러분의염려덕택입니다.초가을바람이서늘하 고몸과마음도산뜻합니다.수익이많을듯합니다.그러나당 신의얼굴을다시보기는어려울듯합니다.별도로거래의 길이있는데,이전에비해나을것같습니다.잘생각하면 알수있습니다. 편지중에상황(商況)이니,수익(收益),상로(商路)와같은표현은 혹여이편지가발각될경우를대비하여거사를상업에비유하 여표현한것이다.게다가평범한듯보이는편지의끝에는한자 들을나열한독특한암호가붙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