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page

2부. 역사의 부름 앞에 181 각지로 흩어져 숨어 있던 빨치산 부대인 벼락병단, 번개병단, 카 츄사병단 등이 재편성되어 주둔하고 있었다. 새로이 537연대로 이름을 바꾸고 군당, 면당 및 지방폭도들과 합류하여 준동하는 공비들을 토벌하기 위하여 각급 지휘관들과 작전회의를 개최하였다. 차일혁은 17, 18대대를 이끌고 출동하게 되었다. 9월 10일 밤 10시에 전주를 떠나 자동차의 불빛과 엔진소리를 죽이고 이동하여 자정 무렵 변산반도에 도착하였다. 부안경찰서 김 경위의 적정보고를 받은 다음, 작전에 임하였다. 김 경위는 육 군 출신으로 전부터 차일혁과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변산반도는 경관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던 곳이었으나, 공비들의 출몰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진 지 오래였다. 12일 새벽 2시에 부대 배치를 끝내고 5시에 진격명령을 내렸다. 가마골 작전 이래 처음으로 적과 상대하는 지라 대원들의 사기는 높았다. 이 작전은 포위전이었다. 청연암 최고봉을 점령한 다음, 계속해 도주하는 적들을 추격하였다. 이병선 대대장이 지휘하는 18대대 1중대는 실상사 쪽에서 정면으로 적을 공격하였고, 2중대 는 쌍선녀봉 부근을 수색하였다. 부안경찰서 부대는 옥녀봉, 덕성 봉 고지를 각각 수색하면서 가마소로 적들을 유인하였다. 변산 지역에 들어오는 공비들은 잠시 머물다가 가는 것이 보통 이었고, 일주일 이상 머무르는 경우가 드물었다. 변산에는 험한 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한 쪽은 바다, 다른 쪽은 들판이었기 때문 에 한 쪽만 차단하면 공비들은 도주할 곳이 없었다. 공비들은 경 찰의 그림자만 봐도 도주했기에 공비들의 도주 지역을 예상하여 부대를 미리 배치시켜 놓고 적들이 가장 쉽게 도주할 수 있는 들 판 쪽에서 공격해 들어갔다. 한 길이 넘는 잡초를 헤치면서 공격 해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