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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구군을 구하고 의승병을 일으키다 사명대사께서는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심은 중생을 구하기 위해서이다. 왜적들이 저렇게 잔인하니 우리 백성을 함부로 죽일까 두렵다. 내가 가서 광분하는 저들을 타일러서 흉기를 쓰지 못하게 함이 자비의 가르침을 저버리지 않는 것이다."하고, 곧 석장을 날리며 고성으로 들어가 적장들을 상대로 살생하지 말도록 타일렀다. 이에 그들은 합장하고 삼일 동안 예로 모신 뒤 성밖까지 나와 전송하였다. 영동 아홉 고을 사람이 화를 면한 것은 대사님의 공이었다. .... 대사께서는 서산대사의 격문을 받고, 여러 제자들에게 "우리가 이 나라에서 먹고 쉬고 편히 놀면서 지내는 것은 우리가 임금님의 은혜이다. 지금 나라의 위급함이 이와 같으니 어찌 가만히 앉아서 바라보고만 있겠는가?"하고, 수백 명의 승병을 모아 평안도 순안으로 달려갔다. - 許筠(허균)의 석장비문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