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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고헌의 정기가 이 땅에 인재를 배출하니 그들은 갈고 다듬을 장인이 여기 거지화현 옛 터전에 상북고등공민학교를 세웠다. 학도들은 장차 나라와 겨레를 위해 큰 동량이 되리라 청운의 꿈을 꾸었다. 그러나 뜻밖의 병화로 조국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하자 일흔 여석 우리의 선배들은 학업을 접고 네분 스스의 뒤를 따라 구국의 성전에 뛰어들었다. 이름 없는 크고 작은 전투에서 선배들은 하나 둘 꽃잎처럼 떨어져 마침내 이 땅에 포성이 그치던 그 날 열다섯 선배들이 권형규 스승과 함께 호국의 영령이 되시었다. 보라 선배들의 육인은 이름 모를 산하에서 곱게 삭고 어버이처럼 다시 이 땅의 민초들은 기르고 그 넋은 저 하늘의 별이 되어 우리의 앞길을 인도하도다. 여기 새싹들이 자라는 교정에 돌 하나 세원 꽃다운 청춘을 나라에 바친 참전 학도들의 넋을 기리오니 이 땅에 해와 달이 뜨고 지는 그날까지 한도 끝도 없는 호국의 별로 빛나소서. 2009년 6월 14일 문학박사 장영길(14회) 지음 상북중학교 동창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