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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독립은 못 보아도 너희들은 반드시 볼 것이다. 내 몸은 과일나무 아래 묻어 거름이라도 되게 하라」 하는 유언을 남기시고 거룩한 일생을 바치신 한서 남궁억 선생님이 여기 묻히셨다. 1863년 12월 27일 서울 교동에서 태어나시어 1939년 4월 5일 77세를 일기로 파란많은 생애를 마치시기까지의 선생의 발걸음은 자국마다 겨레사랑의 꽃이 피었고 분분초초 나라사랑의 횃불이였다.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와 같던 구한말에 선생은 개화의 선각자이며 민족의 위대한 지도자로서 구국운동의 선봉에 서서 싸우셨으니 때로는 관직을 통하여 민중교화에 신명을 바치셨으며 때로는 독립협회 총무 황성신문 사장 등을 역임하시면서 국정개혁과 사회계몽을 위해 온갖 심혈을 다 기우리셨다. 한일합방 후에도 선생은 계속 조국의 독립을 위해 분투하시다가 1918년 선향인 이곳 보리울에 낙향하시어 교회와 학교를 세우고 한국역사를 서술하며 무궁화 묘목을 전국에 보급하는 등 민족정신의 고취를 위하여 끝까지 진력하시었으니 선생이 이 땅위에 남기신 위업은 참으로 크고 넓으셨다. 이렇듯 민족혼의 등대로서 영원히 빛나는 선생의 애국애족 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나라에 충성하고 겨레에 봉사하려는 우리 홍성군민은 선생을 추모하고 기리는 여타사업과 함께 박종성 강원도지사님의 특별하신 도움과 뜻있는 인사의 정성에 힘입어 이곳을 정화하여 기리 애국 애족의 도장으로 삼고자 한다. 이제 이 강산이 세계의 과원이 될 날이 멀지 않았고 선생은 영원토록 그 거름이 되어 주실 것이다. 서기 1977년 12월 30일 홍천군수 성기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