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7page


277page

하늘을 우러르며 양천봉에서 밤이면 밤마다 용호천 돌자갈을 씹으며 흐르는 냇물소리 들려오고 멀리 동창마을 마방의 불빛과 달빛 밟고 거닐던 산길도 보입니다. 간악한 왜적의 침략으로 국권을 빼앗긴 치 어느덧 십년 의혈의 동지 여덟은 총 맞아 먼저 가고 수많은 백성들이 상처 입었습니다. 하늘이여 이 민족 이 나라의 운명을 어디로 끌고 가려 하시옵니까. 일가 친척 대대로 모여살던 마을은 왜적들이 지른 불로 타없어지고 고향 잃은 이웃들은 살 길을 찾아서 낯선 타향으로 떠났습니다. 이 한 몸을 사르어 조국의 제단에 향불되게 하옵소서. 하늘이여. - 일천구백구십팔년 시월 만해문학상 수상작가 민영 짓고 강원도교원 서예교육연구회장 한은석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