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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암 開巖 묻노라 입 벌린 바위야 어찌하여 벌렸느냐. 만경 창파수를 다 마시려 벌렸느냐. 우리도 인간 번복을 못내 웃어 버렸노라 허주 虛舟 들 나루 조각배는 몇 사람 건네노라 가는 듯 오는 듯 쉴 적 없이 다니다가 빈 배에 달빛을 싣고 절로 흔들리느니 귀래 歸來 이십 년 벼슬살이도 생각하매 시틋하다. 이리 좋은 강산을 누를 주고 가 있던고 이제야 오나니백구를 벗을 삼고 늙어가려 하노라 방우 訪友 강촌에 비 뿌린 날 벗 보러 가랴 하고 술 걸러 병에 넣고 망혜로 내걸으니 이슬 겨워 옷 젖는다. 사공아 배 가져 오나라 빨리빨리 가자 개암공(開巖公) 15대손(代孫) 철진(哲鎭) 근식(謹識) 종구(鍾九) 근서(謹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