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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 만세공원 조성 취지문 대저 역사의 흐름을 되짚어 살피는 것은 오느의 지조를 세우는 일이요, 내일의 순리를 조망함이다. 우리 한민족은 반도의 지리적 조건으로 말미암아 고래로부터 근세에 이르게까지 빈번한 외세에 침략에 맞서 질곡과 응전의 시대를 살아왔다. 실로 우리의 선조들은 나라와 자손의 번영을 위해 질곡의 세월을 의(義)와 충(忠)의 덕목으로 외세를 물리치고 사람을 길러 인(仁)과 예(禮)를 사람살이의 근본으로 우뚝 세웠다. 어찌 전 지구상에서 우리 한반도처럼 의와 예가 강물 흐르듯 연연이 이어져 오는 곳이 있겠는가! 1592년 선조 25년, 섬나라 일본의 소서행장의 무리들이 나무묘법연화경(南無(妙法蓮華經)이라는 야만의 허세를 앞세우고 순박의 땅, 조선을 침탈하니, 우리 선조들은 반도 전역에서 나라와 후손과 인의 근본을 지켜내기 위해 괭이와 호미대신 칼과 창을 들고 분연히 일어나 어깨를 결고 맞섰다. 조선 사직의 관문인 동해 울진 땅에 쇠도리깨 장군 김언륜이 있었으니, 향리의 의로운 백성을 모아 창의군을 집결하여 우리 고장 북면 퇴천 땅 벌이개에서 엿새간 낮밤을 싸워 마침내 소서행장의 무리를 물리치고 조선의 관문과 사직을 구했다. 1919년 기미년 4월 13일, 우리 선조들은 흥부장터에서 일본 군국주의 말발굽에 맞서 조선 독립을 부르짖으며 야만의 총칼에 쓰러졌다. 흥부장터에서 분연히 쓰러진 우리 선조들의 선연한 피 속에는 400여 년 전 구국창의를 목숨으로 지킨 선현들의 소중한 정신이 오롯이 흐르고 이었나니, 이제 그 후손들과 북면 주민, 국가보훈처, 울진군, 울진원자력본부 제위가 정성을 모아 이곳 창창한 동해의 파도가 어르고 금강송이 하늘을 맞대며, 종일 맑은 햇살이 머무는 염촌 마루의 흥부만세공원에 의와 예로서 세상을 구한 선조님의 근본을 되살리는 일임을 세상에 알리니 이곳을 지나는 모든 사람들은 옷깃을 여미고 머리를 조아려 예를 갖출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