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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의 묏부리가 동해에 부딪쳐 이 땅에 한 영웅이 되셨도다. 근세 조선의 국운이 다한 무렵 나라와 겨레를 건지려고 몸을 바쳐 원수를 무찌르다가 원통히 가셨으니 이분이 곧 신돌석(申乭石) 장군이다. 장군의 본 이름은 태호(泰浩)요 자는 순경(舜卿)이며 돌석은 그의 아명이다. 1878년 동짓달 초사흘날 이곳 영해 땅 복평리에서 나시니 고려 충신 장절공의 후예요 신석주(申錫柱)님의 아드님이다. 장군은 절세의 용맹과 세상을 휘덮을 기백을 타고났으니 때는 바야흐로 나라의 기운이 기울어지고 겨레의 빛이 저물어 갈 무렵이나 가슴에 서리는 의분을 가눌 길이 없어 낮으로는 글방에서 책을 들고 나라를 근심했으며 밤이면 왓능에 올라 칼을 휘두르며 겨레의 원수를 노렸다. 때에 왜적의 야욕은 날로 두드러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