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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을 무찔렀다. 뒤이어 평해 울진 삼척에 만연한 왜세를 평정하고 강릉으로 나아가 대관령을 오내리며 침략군과 싸웠다. 그 우국혈성의 자취가 태백산맥의 어느마을 어느고을엔들 만아있지 않으리요. 그해 여름에는 영양으로 돌아와 조정의 해병선유에도 굴하지 않음으로써 을미의병사에서 유일하게 그해 가을까지 저항전한 소청의진의 명성을 천세에 남겼다. 그동안 사부고개전투 등 곳곳의 혈전에서 수많은 의사가 희생되고 왜병의 분탕으로 마을은 불바다가 되었으니 이것은 나라의 운명을 예고하는 모습들이었다. 그러나 고군으로서 일선양맥의 확산은 커녕 일진의 지탱조차 힘겨워 그해 중양절에 진용을 해산하였다. 그리고는 초적토벌을 차명하여 대오를 새롭게 정비하면서 재기의 칼을 달았다. 1905년 을사에 5조약이 늑결되자 구국의 의병을 다시 일으켜 승패에 아랑곳없이 오로지 나라와 의를 위하여 싸웠다. 그러다가 의사들은 영어의 몸이 되거나 순절하였고 마을은 또다시 불타버렸다. 그리고 벽산 선생은 경술국치 후인 1914년에 장렬한 절명시를 남기고 도해 자정하였다. 역사는 그 불탄 잿더미에서 참된 힘을 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