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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성조의 거룩하신 홍익정신이 면면히 이어저 도덕을 숭상하고 민족성이 순수하며 기후는 알맞고 땅은 기름지며 팔도 어느 곳에나 인정이 넘치는 동방의 예의 바른 아침의 나라에 도왜일제가 을사보호조약이란 미명의 문서를 만들어 강제로 체결하고부터 국권을 유린하고 민재를 수탈하며 정신문화를 말살하고 성도 이름도 문자도 앗아갔으니 하물며 자유인들 두었으랴 때리고 죽이고 가두어 이 민족을 노예화하고 끝내는 만주벌로 쫓으려 했도다. 이에 분개한 의사 열사가 나라를 찾고자 일제히 봉기한 기미년 3.1운동에 참여하신 하동정공 성련(용현) 이천서공 영식 밀양박공 용래 진주정공 길화 김녕김공 상후 5공은 은밀히 회동 결사의 맹약을 하시고 사전에 수백장의 태극기를 그려 비장거사 당일 수백 향민의 손에 들게 하고 5공이 선봉이 되어 악폭한 왜구와 격렬히 투쟁하였으나 총검 앞에 맨손으로 어찌하랴. 끝내 나포된 공들은 순천재판소 구치소에 인감 2년 4개월 동안 온갖 악형을 당하시고 형이 확정 각8개월 징역을 받아 광주 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르셨으니 3년의 세월이 어찌 짧다고 하리요. 하동정공 성련께서는 임진년 정월에 출감하셨으나 형기동안 당하신 고문의 여독으로 감종시까지 거동을 못하시다가 마침내 나라를 찾아야 한다는 한마디를 끝으로 5월 2일 44세를 일기로 세상을 드셨으니 자주독립을 위해 젊음도 자신의 안위도 가정의 안전도 초월하여 장부가 가야할 길을 선택하시고 장하게 가신 공의 공이 번영된 오늘의 조국에 어찌 기여치 않았으리요. 공의 거룩하신 희생정과 애국애족하는 높은 뜻을 길이 전하고자 특히 일부의 증거와 함께 이 비에 새겨 자손으로 하여금 귀감이 되고 보는 사람마다 투철한 애국정신이 함양되기를 바랍니다. 서기 1995년 을해 8월 일 사자 철순 찬 녹원 박기오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