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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시獻詩〉 거룩한 분노 / 정하선 - 항일의병장 황병학 선생 - (2019.4.25) 1908년도 혹은 지난날 항일의병들은 무덤도 비목도 없는 행방불명되기 일쑤였다. 그들은 생쇠골 야철로에 호미와 쟁기 녹여 총창 만들어 싸웠고 광양 백운산 원등재가 싸움터였고 싸운 뒤에는 갈까마귀 흩어지는 저승이었다. 광양 백운산 영봉에 "호남창의대장기" 곶아 일본제국에 맞서 투쟁을 선포한지 110년이 갔다. 왜, 우리는 죽었는가. 붉은 피 "쿨 쿨" 퍼부어 가며, 조선의 운명을 가르는 전쟁에는 질 수 없다는 각오였느니 그래서 우리는 기꺼이 죽었다. 그러할진대 국립묘지에 독립군을 사냥하던 개가 묻혀있다고? 할- 죽음에도 격이 있거늘 사람과 개를 한곳에 묻다니 이래서야, 어찌 역사를 말할 수 있겠나. 모여라- 호남창의대장기 깃발 아래 나오라- 정정당당한 역사 앞으로 해와 바람이 키운 조선의 억새풀 비바람으로 더욱 억세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