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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평화회의에 보내는 글 한국 유림 대표 곽종석 김복한 등 137인은 삼가 파리 평화회의 대표단 여러분에게 글을 올립니다. 하늘은 위에 있고 땅은 아래에 있으며 만물은 그 사이에서 아울러 자라니, 큰 광명이 두루 비치고 위대한 조화가 널리 펼쳐지는 그 이치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투고 빼앗은 짓들이 일어나서 강하고 약한 형세가 나뉘고 강제로 남의 따을 차지하는 일이 행해져서 크고 작은 차이가 뚜렸해진 뒤로 마침내 남의 생명을 해쳐가며 위세를 부리고 다른 나라를 침략하여 제 것으로 만드는 일까지 벌어지기에 이르렀습니다. 아! 천하에 어찌 이런 일이 그처럼 많이 일어날 수 있는가? 하늘이 지금 어질고 훌륭한 대표 여러분을 보낸 것은 하늘의 뜻을 받들어 큰 광명을 비추고 위대한 조화를 펼쳐 온 천하가 대동의 세계를 이루고 만물이 각각 그 본성을 자유롭게 누리도록 하고자 함일 것이빈다. 이렇게 되면 모든 나라가 평등하고 온 세계가 하나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만일 이러한 소식을 듣고도 실제로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원통함을 품고도 공리에 호소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나라가 있다면 대표 여러분이 오로지 그 나라만 다르게 대하는 것이라 어찌 아니 할수 있겠습니까? 그런 것이 아니고 달리 어떤 까닭이 있다면 지금 우리가 피눈물을 흘리며 억울한 실정을 호소하고 고개를 들어 울부짖는 일 또한 지극히 애통하고 절박하여 참을 수 없는 심정에서 나온 것이니 대표 여러분은 깊이 살피기 바랍니다...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