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page


125page

유한의사 추모비 서 선배(先輩)는 우뚝한 행실과 높은 절개를 들쳐 천추(千秋)에 전함은 후진(後進)으로 하여금 미풍양속을 권장함이니 그 어찌 아름다운 일이 아니리요? 그러나 입언(立言)을 할 때 적합한 사람이 아니면 족히 후인에게 믿음을 얻지 못하나니 부덕한 사람으로 감히 이 책임을 감당하리오마는 세도(世道)는 날로 어둑어둑하여가는 이때에 선열의 우뚝하고 높은 절개와 행실을 듣고야 참지 못하여 아에 기술하나이다. 하늘과 땅의 자리가 베풀어짐에 성인이 예법을 세울 때 '부모를 섬기되 능갈기력(能竭其力)하고 군국(君國)을 섬기되 유사무이(有死無二)라 하였으니, 이는 인도의 대륜(大倫)인지라. '공자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이라 하셨고 맹자는 사생취의(捨生取義)'라 하셨으니, 이러므로써 충의지사는 공적인 일을 자기일보다 더 근심하여 국가의 위기에 목숨을 바치기를 홍모(鴻毛)같이 하나니 이 어찌 장하다 아니하리요? 역사에 찬란한 옛 무장(茂長)에 위대한 네 분 의사의 절행(節行)을 천양(薦揚 천거)하신 유림제현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전(前)을 응(應)하여 후(後)를 도와 천만세에 길이 전하여 이 국가 이 민족의 좋은 본보기가 되기를 빌며 바라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