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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서로 더불어 슬피 울며 말하기를 "오늘 일이 군민의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하여 술을 마련하여 마시고 음악을 연주하며 듣는 것입니까?"라고 하였다. 이때부터 일이 있으면 모이고 일이 없으면 흩어져 있다가 기일을 정하여 고을에 흩어진 무기를 거두어 군인에게 주어 광산(光山)을 공격할 때 쓸 계획이었으나 김영업이 유종여(柳宗汝)에게 살해되었다. 아마도 유종여는 의뢰할 곳이 없는 병졸들을 거두어 재품을 탐하고 여색을 좋아하여 잔혹하기가 비할 데가 없으니, 김 장군이 여러 차레 의(義)로서 타일렀다. 그러나 유종여가 장군을 미워하여 고립된 군사가 백암사에 들어간 것을 틈타 뒤를 밟아 김 장군을 살해했을 것이다. 김공삼이 여러 사람들에게 맹서하기를 "김 장군은 의를 지킨 것이 명백하다는 것을 우리가 함께 아는 바인데 예측할 수 없는 화를 만났으니, 이에 군이 반드시 보복해야 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병사를 거느리고 손룡산(巽龍山)에 들어가서 글을 보내 회의하고 도착하니 그들을 포박하여 먼저 포를 쏜 자와 칼을 시험한 자 두 명을 베고, 나머지는 장차 그 죄를 따져서 의병 진지에 돌려 알리고 죽였다. 같은 진지에 개인적인 일이 있는 사람은 밤에 포박을 풀어 놓아주었다. 군인들은 장성(長城)으로 돌아와 사졸을 훈련시키며 오랜 시간 동안 머물러 동굴을 견고하게 하고 나와서 왜적에 대응하려고 계획하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오랜 시간 동안 머물러 동굴을 견고하게 하고 나와서 왜적에 대응하려고 계획하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조덕관(趙德寬)과 김준(金準)이 서로 이어서 어등산(魚登山)에서 순국하니 여러 진영이 혹은 흩어지고 혹은 달아나 숨기도 하였다. 우리의 형세는 더욱 고약(孤弱)하였으나 왜적의 세력은 날로 치열해져 머물러 있는 병참(兵站)이 별같이 벌여 있고 바둑돌처럼 위치하여 살고있는 백성들을 발고(發告)하고 산야를 전부 수색하니 계책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마침내 박도경과 함께 앞뒤로 잡혀 수도 없이 죄를 캐물었으나, 의기는 더욱 열렬하고 욕설은 더욱 강경해지니 왜적들도 의롭게 여기고 술과 안주를 주며 위로하였는데 물리치며 받지 않고 말하기를 "내가 너희들의 살을 씹고 너희들의 가죽을 깔고 자려고 하였으나 일이 이루어진 것이 없는데 도리어 너희 술과 안주를 먹고 마시면서 하루의 삶을 도모하겠느냐?"라고 하였다. 광주로 압송되고 광주에서 대구로 이송되었다. 왜적이 머리를 숙여 용서를 구하는 것으로 회유하니 큰 소리로 욕하며 말하기를 "나라의 신민으로 종묘사직이 위태롭게 망하려는 것을 보고 의병을 모아 복수를 도모함이 본디 하늘의 법도요 땅의 도리이니 어찌 나의 당당한 의를 굽혀 견양(犬羊)의 무리에게 애걸하겠는가? 한 번 죽으면 그뿐이니 속히 나를 죽여라. 나는 마땅히 여귀가 되어 왜적을 섬멸하리라."라고 하니 적들도 서로 더불어 혀를 내둘리며 의사(義士)라고 말하고 마침내 살해하여 성 밖에 이엉으로 덮어 놓았다. 모양(牟陽 고창) 인사들이 돈을 갹출하여 고향 산에 옮겨 장레를 치렀다. 행우 기우만(寄宇萬)은 짓는다. 무안 박연재(朴年在)는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