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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말의병장 김공 기적비(韓末義兵將金公紀績碑) 김봉규(金奉奎)의 자는 공삼(公三)이니 김해인(金海人)이다. 큰 키에 수염이 있고 가협산(加峽山) 속 궁벽한 곳에 살아서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적었으나 강개하여 기개와 절조가 있었다. 기성재(寄省齋)가 복수할 의지가 있는 것을 알고 서로 따르며 비밀회의를 하고 뜻있는 인사를 불러 모아 때를 기다려 쓰임에 응하려고 하였다. 기 대장이 일을 시작하자 군대 편제와 무기를 주선한 일이 많아 기 대장이 평소 쓸만한 인재로 허여하고 군무를 위임하니, 사양하며 말하기를 "저의 지위가 미약하니 높지도 않고 믿음도 없어서 백성들이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계획을 돕는 여러 일이 진실로 저의 힘이 미치는 것이라면 비록 죽음이라도 사양하지 않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왜적의 형세를 정탐하고 병민(兵民)을 권장하여 흥기시키며, 병기를 거두어 모으고 군량미를 계속 공급하여 온 마음으로 힘을 다해 기 대장에게 좌우 손처럼 하였다. 기 대장이 적에게 체포되자 병졸들이 흩어져 도망치니 이내 말하기를 "내가 스스로 일을 맡지 않으면 큰일이 성사되지 않으니 국가의 게책은 어찌하며, 기 대장의 원수는 어찌하오?"라고 하였다. 무리가 추대하여 장군으로 정하여 한결같이 소하(蘇何)의 규약을 따라 크게 모여 사졸들이 맹세하니, 타일러 훈계하기를 "지금 여러 의병 중에 누가 기 대장과 죽음을 함께하기로 맹약하지 않았겠는가마는 기 대장이 체포되어 매우 곤혹스러우니 복수할 계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어찌 같은 뜻에 있다고 하겠는가?"라고 하니 모두가 옳다고 하였다. 마침내 모두 함께 자리를 만들어 통곡하고 상복을 입고 행군하였다. 박도경(朴道京)을 위임하여 포사장(砲士將)으로 삼고 두 사람이 마음을 합하여 서로 더불어 도모하기를 "모든 일은 합하면 강해지고 나뉘면 약해집니다. 지금 봉기한 의사들을 보니 모두 사졸은 천 명이 넘지 않고 대포는 백 문이 되지 않습니다. 마땅히 일제히 통고하여 한 곳에서 회맹하여 마음과 힘을 합해야 합니다. 이와 같이 하게 되면 성공하고 이와 같이 하지 않으면 실패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곧바로 각 진지에 격문(檄文)을 보내 함께 모일 날을 정했으나 모든 진지가 의리를 명분으로 사사로움을 얻는 자들은 한 명도 오지 않고 홀로 김영엽(金永曄)이 먼저 도착하여 말하기를 "이것은 내가 일찍이 가협산에 모이려는 심산이었다."라고 하였다. 소를 잡고 안주를 마련하여 음악을 연주하고 기쁘게 놀며 절반 정도 먹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