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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임진년 잔악무도한 왜적의 침입 앞에 이 땅의 의로운 사람들이 기꺼이 온 몸을 던진 순국(殉國)의 현장이다. 이름 없는 사백 의병은 오직 조국과 민족을 위해 배고개 이치(梨峙) 이 자리에서 거룩하게 스러져 갔다. 일천오백구십이년 사월 십사일 부산으로 침입한 왜군은 불과 20일이 채 못되어 한양을 함락시켰다. 그리고 왜장 고바야가와(小早川隆景)의 부대는 남으로 말머리를 돌려 유월 이십삼일 금산성을 점령했다. 왜군은 호남의 수부인 전주를 목표로 이치를 넘고자 하였다. 하지만 호남지역의 의병과 관군은 끈질긴 항전으로 왜적을 물리치고 풍전등화의 곡창지대를 방어하였다. 임진왜란 당시 이치전투는 두 차례 치러졌다. 권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