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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月(3월)을 불 밝힌 별 옷 벗은 三月(3월)이 나무가지 우듬지에 새싹을 키울 때 당신은 가슴 열어 太極旗(태극기)를 꺼내고 당신의 가슴에서 만세소리가 터져나왔다 가장 어린 소녀의 소리가 삼천리를 휘감을 때 얼어붙어 퍼어런 하늘이 내려와 춤추고 새 잎 피는 산천초목이 또 다른 만세를 불렀다 아 일어설 수도 외칠 수도 없었던 세월 그러나 일어났다 외쳤다 죽을 힘으로 나아가 넘어뜨렸다 맨손 쥔 태극기가 총칼을 눌렀다 이 땅의 굴레를 온몸으로 벘겼다 강물도 산맥도 따라나선 만세소리 세상천지가 반짝이는 별밭이었다 조국의 새벽을 부르던 당신 압제를 불사르는 閃光(섬광) 같은 당신 채찍이 휘감길수록 만세소리는 되레 아름답고 웅크린 자 망보던 자 기죽어 넘어진 자 興學館(흥학관) 불빛에 모여 독립정신을 가르치니 모두모두 뛰쳐나와 산이 되었다 강이 되고 숲이 되었다 강물은 건너고 산맥은 넘었다 사철 푸른 숲으로 자유자존을 絶(절)매했다 절망과 죽음을 밀쳐내며 만세소리 풀잎에 얹어 손 흔드는 봄 三月(3월) 하늘을 불 밝힌 따뜻한 별 하나 우리들 마음 지도에 별자리로 떠올랐다 이마 환한 꽃등을 켜고 조국의 龍(용)이 되어 昇天(승천)하시다 독립투사 수향 최현숙 여사 탄신 100주년 서거 20주년을 기리며 서기 2004년 4월 2일 문학박사 전동 추모 헌시 석계 장주현 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