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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사천이백육십이년 십일월 삼일 이날은 광주 학생들이 일제의 탄압에 항쟁하여 일어선 민족정기의 날 굴욕으로 사는 것보다 차라리 죽엄을 택하겠다는 의기로써 너도나도 뛰쳐나서자 이에 호응하여 전국에서 일어난 학생들이 무릇 오만사천여명 혹은 쇠사슬에 묶이어 철창 아래 갇히었으며 또 혹은 피를 뿜고 쓰러졌의되 그날 그들이 높이 들었던 정의의 횃불은 그대로 역사 위에 길이길이 타오르나니 어허 여기 흐르듯 고인 그들의 피와 눈물은 천지와 더부러 영원히 마르지 않을 것이며 또한 여기 서린 채 깃둘인 그들의 넋과 뜻은 겨례의 갈 길을 밝혀 비치리로다. 단기 사천이백팔십육년 십일월 삼일 여기에 온 국민의 열화같은 힘과 정성을 모아 이 탑을 세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