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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여 함성이여 영원한 불사조여! 어둠 속 쇠사슬 끊으리라 몸부림치는 젊음의 혈기 하늘 끝에 닿아 대지의 부끄럼 없는 종손으로서 배우는 자 깨친 진리 분연히 외쳤으니 1929년 11월 3일 들풀을 들풀이게 나무를 나무이게 하라 꽃을 온전한 꽃으로 피게 하고 이 땅의 들녘을 참다운 들녘으로 이 나라 사람을 사람다운 사람이게 하라 외치는 함성 가람을 건너 뫼를 넘어 삼천리 고을고을에 울려 퍼졌느니라 이날은 한겨레가 잠을 깨던 날 숨죽인 나라가 다시 맥을 추던 날 뜨겁게 뜨겁게 국토를 달구어 식어가는 조국애를 되살리던 날이었으니 아아 이날의 장엄한 의거는 온 누리에 정의를 밝히는 빛이요 고고한 산정에서 외치는 자유의 함성이요 죽은 영혼의 양심까지 되살리는 불사조였어라! 여기 당신의 맑은 눈빛 닮고자 다사롭고 굳건한 손길 본받고자 거룩한 의기를 가슴에 심고자 흙처럼 향기로운 사람들 한 데 모여 눈 감고 고요히 그리어 기리나니 오오 당신의 아름다운 넋이여 이 교정에 천년토록 길이 머무르소서 후학 61회 이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