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page


390page

분한 마음을 억눌을 길이 없던 차 마침 친당 안병찬과 지산 김복한이 홍성에서 동지를 규합하여 창의토왜의 깃발을 높이 드렀다는 소문을 듣고 달려가던 중 홍성을 못 미쳐 패전의 비보를 듣고 더욱 절치부심 일절의 가사을 불고하고 오직 의거대열에 밤낮을 가리지 아니하셨다.을사년 겨울에 왜적이 또 보호조약을 체결하자고 주상을 협박하니 오적 제순 등이 비밀리에 조인해 조약을 성립시켜 주었다. 선생이 이 소식을 듣고 땅을 치며 통곡하기를 「내가 비록 백면서생이지만 국가가 멸망하는 마당에 어찌 기꺼히 신명을 받히지 아니할까부냐」하고 민참형 종식으로 더부러 정재호 박윤식 같은 여러 동지들을 불러모아 구국투쟁을 맹세한 끝에 선생은 추종자를 이끌고 곧바로 달려가 일대격전 끝에 홍성을 탈환하였으나 적세 워낙 창궐하여 선생의 구불고신도 보람없이 끝내는 왜적에게 사로잡혀 공주감옥에 수감되시였다. 이윽고 왜경 고교천수(타카하시 천수)라는 놈이 선생에게 힐문하기를 「어찌해 이런 거조를 꾸몃는고」「왜적을 무찔러 복수를 하려고 꾸몃다」「우리가 너의 나라를 보호하느라고 백방으로 힘을 기우리거늘 왜적이란 말이 무슨 말이냐 선생이 눈을 부릅드고 크게 꾸짓기를 「너의 놈들은 우리에게 불공대천의 원수이다. 임진왜란은 말할 것도 없고 만근 십여년 이래만 보아도 통상을 빙자하하여 우리를 수탈했으며 국모를 시해하고 주상을 능욕하며 범궐을 서슴지 않고 음흉한 모사를 휘둘러 강제로 조약을 체결했으니 우리의 강토와 정령을 송두리채 앗아간 놈들이다. 그 죄악을 논지하면 천참만륙도 오히려 시원치 않커늘 보호란 말이 웬말이냐」 기세가 서릿발 같으니 고교(타카하시)란 놈이 말문이 막혀 말을 못하고 악날한 고문을 가한 끝에 서울감옥으로 압송하였다. 이듬해 왜형으로 종신형에 처하여 지도에 유배되였다가 고종황제 특명으로 얼마 후 석방되셨으나 왜경의 감시가 갈수록 삼엄하고 온갓 협박이 지독했지만 선생의 굳건한 절의는 갈수록 추상같았다. 을미년에 미국대통령윌슨이 불란서파리에서 만국평화회의를 개최하였다. 이때를 타 호령의 유림대표들이 지산과 면우 정종석을 서수로 명작연 하여 장서를 파리에 보내 왜적의 침탈과 국권상실을 세계만방에 호소하였으나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고 더욱 왜적의 발악만을 불러 이르키게 되였다. 지산은 늙고 병들어 겨우 면금되였지만 면우는 대구옥에 갇이였고 선생과 친당 안병찬 성헌 임한주 전양진 최중식은 모두 체포되여 공주옥으로부터 대구로 이송되였다. 옥에 피금되는 날부터 왜인 형사들이 강압으로 이분들의 머리를 억삭하니 모든 구국지사들이 강그리 욕을 당했다. 선생은 아직도 완강히 뿌리치기를 「이놈들아 어서 내 목을 베어라 머리는 절대로 깍을 수 없다. 너의 괴수 놈을 불러와 가부를 따저보게 하라」 서슬이 하늘을 찔을 듯 하니 좌우 사람들이 모두 놀래여 어찌할 바를 몰랏다. 얼마 후 여러 형사들이 달려들어 선생을 단단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