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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1천3백만원 보상 취지 대구광문사장 김광제 서상돈씨 등 공함 삼가 아룁니다. 무릇 신민이 충으로 행하고 의를 숭상하면 이로써 그 나라는 흥하고 백성은 평안을 누리며, 불충하고 의가 없으면 이로써 그 나라는 망하고 백성이 멸하는 것은 고금의 역사에서 얼마든지 그 근거를 찾아 볼 수 있음이라... 아! 그러나 우리 2천만 동포는 나라와 백성이 이처럼 위난의 지경인데도 결심하는 이 한 사람 없고 방도를 헤아려 기획하는 일이 한가지도 없으며, 황제폐하께옵서 정사에 골몰하시며 깊은 근심에 젖어있음을 보고서도 모두가 수수방관하고 있으니 나라가 멸망해도 괜찮단 말씀인지... 지금이 바로 우리가 정신을 바짝 가다듬고 열심하며 충의를 분발할 때가 아니리오. 지금 우리의 국채 1천 3백만원은 대한의 존망이 달린 일이라 할지니, 이를 갚으면 나라는 보존되고 갚지 못하면 나라가 망함은 필연적 추세이라. 지금 국고로는 갚기가 어려운 형편인즉 장차 삼천리 강토는 우리나라의 소유도, 우리 국민의 소유도 되지 못할 것이라... 일반 국민들은 국채를 국민의 의무로 갚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시대의 추세를 모르는 소이라 말하며, 갚을 책략이 없어 불가능이라 말하고 있음이라. 그러나 국채를 갚을 한가지 방법이 있으니, 그다지 힘들지도 않고 재산을 축내지 않고서도 돈을 모으는 방도인 것이라. 2천만 동포가 석 달만 담배를 끈어 한 사람이 한달에 이십전씩만 대금을 모은다면 거의 1천3백만원이 될 것이니, 만약 모자란다면 일원, 십원, 백원, 천원씩 낼 수 있는 사람을 골라 출연시키면 될 일이라 국민들이 당연한 의무로 여겨서 잠시만 결심하면 되는 일이니.. 아! 우리 2천만 가운데 조금이라도 애국사항이 있는 이가 있다면 이를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 우리들이 감히 이를 발기하고 그 취지문을 부치면서 피눈물로 엎드려 원하노니, 대한의 신민 첨군자는 말로 혹은 글로 서로 전하여 알려서 모르는 이 한 사람도 없게하여 기필코 실시함으로써 위로는 성명에 보담하고 아래로는 우리 강토를 유지하게 된다면 이 이상 더 다행한 일이 없을 것이다. 대한매일신보 광무십일년 이월 이십일일자 국채보상운백일주년기념 이천팔년 칠월 십일일 건립 독립지사 김광제 추모사업회장 이완상 기증 보령제약 그룹회장 김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