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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돌비는 격동의 20세기에 태어나 예순여덟의 한평생을 한국학 연구에 투신하여 마침내 사학의 고봉으로서 후학들의 지표가 된 일세의 기인이요. 거인이며 우리 시대의 자랑스러운 스승이요. 또한 억척스레 선비이기를 항상 고집하며 살다간 나손 김동욱 박사를 기려 차마 잊지 못하는 이들이 작은 정성을 모아 세운 것이다. 몸은 비록 경오년 정월에 떠나갔으나 거구의 등신고만큼의 저서는 불사로 남아 21세기를 열고 미화의 억천만 후학에게 「노피형등불」로 길 밝히리니 만인이 부러워할 「즛이」 어찌아니리오! 국문학의 깊은 샘에서 온갖 보배 건져내어 갈고 닦아 빛을 내니 그 뜻 매우 거룩하고 귀하다. 천년 향가의 유운이며 춘향가와 아리랑의 가락에서 흥과 향을 찾아낸 임이여. 아! 서라벌의 월명항에서 남산의 삼화령과 우적의 대현령에서 맹아 득안의 분황사와 죽지거사 길 닦던 죽령에서 입은 오늘도 그지 없는 자유로움으로 노닐으시리. 그 아호도 신라의 후손이라 나손 겹도록 사랑하던 천년 서라벌의 사뇌벌에서 임은 사뇌 격조도 높이 노래하리. 아! 우리 시대의 큰 학자 독야청청하신 높은 선비! 이곳 고향의 잔뼈 굵은 동산에 돌아와 길이 머무시도다. 신미 중추 문하생 황패강 삼가짓고 한국문학비 건립동호회장 이상보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