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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중근 장군이 이토히로부미를 사살했다는 쾌거 듣고, 매천 황현이 1909년 55세 때 쓴 시임. 황현은 조선조 제일의 애국시인으로 국망의 과정과 안중근 의거의 전말을 그의 저서 『매천야록』에 상세히 기록해 놓았다. 하얼빈의 소식(哈報) 西來一電聳三韓(서래일전용삼한) 서쪽으로 와 번개 한번 치자 삼한이 들썩였고 萬里霜風落鐵丸(만리상풍락철환) 만 리 길 서릿바람에 철환이 떨어졌네 鬼火自焚天眼炯(귀화자분천안형) 스스로 혼불 살라 황제의 눈 밝혔고 蛟腥忽漲海波丹(교성홀창해파단) 교룡의 피비린내 홀연히 넘쳐 바다 물결리 붉네 流民有此捐生勇(유민유차연생용) 떠도는 백성이 목숨 버리고 용기를 내도 殘國其如善後難(전국기여선후난) 남은 흔적 이와 같아 착하게 살기 어렵겠네 夜上星臺瞻北極(야상성대첨북극) 밤에 누대에 올라 북두칠성 바라보고 있음에 白頭秀氣尙雄蟠(백두수기상웅반) 백두에 빼어난 기상 높이 웅건하게 서려 있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