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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강 단죄비(斷罪碑) 봄조차 빼앗겨 얼어붙은 불면의 땅 허기져 마른버짐 찔레꽃처럼 피어나던 가난한 백성들 산하에 진달래조차 저리 야위어 가는데 북간도 풍찬노숙, 눈 쌓인 골짜기마다 조국 독립을 위해 저리 서럽게 죽어 가는데 식민지 조선의 시인은 무엇을 노래해야 하는가? 일본인보다 더 일본인 같았던 김해강이여! 천황을 위하여 죽는 것보다 더 위대하고 아름다운 죽음이 어디 있느냐고 부르짖던 김해강이여! 팔굉일우, 내선일체, 대동아공영의 환희에 들떠 일본 제국주의의 자발적 노에가 된 자여! 그리하여 마침내 천진난만한 아이의 동심마저도 제국주의 일본의 군홧발 아래 팽개친 그대의 글은 생명의 외경을 노래한 시가 아니라 죽음을 부추긴 사악한 선동문이었다! 갑작스러운 광복이 오지 않았다면 일제의 주구로 살다 생을 마감했을 김해강이여! 광복 이후 단 한번도 역사와 민족 앞에 사죄하고 용서를 구한 사실이 없는 김해강이여! 오늘 우리는 정의로운 시대정신의 구현과 미래 세대의 반면교사로 삼고자 단죄의 글을 새겨 역사와 민족 앞에 그대의 죄를 준엄하게 묻고자 한다! 2020. 8. 29. 경술국치일 민족문제연구소전북지부.광복회 전라북도지부 아름답고 위대한 죽음으로써 오오 우리 해군의 빛나는 전통을 유감없이 발휘한 그리하여 대동아전쟁 벽두에 제국불패의 태세를 반석 위에 세워 놓은 대동아 건설의 거룩한 초석이여! 소화의 군신이여! 태평양 상에 힘차게 펄럭이는 욱일승천의 깃발 아래 고요히 잠자는 아홉장사의 영령이여! 천고에 빛나는 불멸의 무훈과 함께 황국만대에 영원한 영광을 가슴 높이 찬앙하오리. 「돌아오지 않는 아홉 장사」 시 중에서,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 1942.3.13.」 김해강 약력(본명 : 김대준) 1903년 전북 전주 출생 / 1925년 조선문단에서 시 「달나라」 「흙」 발표, 이후 동반작가로 현실 참여적 경향시도 발표 / 1962~1964년 한국예총 1~2대 전북지부장 〈친일작품목록〉 1942.3.5.~6. 인도 민중에게 - 매일신보(조선총독부 기관지) / 1942.3.13. 돌아오지 않는 아홉 장사 - 매일신보 / 1942.3.27.~28. 호주여 - 매일신보 / 1942.6. 아름다운 태양 - 조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