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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의 흔적 다가교와 석등 다가교는 여러가지 이름으로 변천해 왔다. 조선시대에는 항교 학생들이 건너던 사마교로 불렸고, 다가교로 바뀐 이후에는 신흥. 기전학교 학생들이 서문교회로 가기 위해 건너던 신앙의 다리였다. 전주3.1만세운동의 뜨거운 현장이기도 했고, 1980년대 민주주의를 외쳤던 저항과 자유의 다리였다. 일제강점기 다가교는 다가산 정상과 옛 사직단터(현 기전대학)에 세웠던 전주신사를 참배하는 통로로서, 대궁교라 불린 치욕의 다리이기도 했다. 기둥 위의 석등은 등불을 켜 놓은 화사부로 신사참배의 길을 비추는 용도였지만, 이 다리를 건너던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교육과 신앙, 독립과 민주주의의 염원이 담겨있었다. 치욕의 상징이기도 한 석등을 굳이 남겨 놓은 것은 독립과 민주를 외쳤던 시민들의 염원을 기리고 아픔과 치욕의 역사를 잊기 않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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