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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명철선생 유적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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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가북의 피 끓는 남정들이, 독립만세를 외치면서 거창읍을 향해 노도같이 살피재를 넘어서는데 앞길을 가로막은 원수들의 빗발치는 총탄이 흰 벼랑을 붉게 물들였고 그 처절했던 함성이 그치고 말았던 그 날 오로지 나라를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누구보다도 앞장서셨다가 천추의 한을 안고 적탄에 목숨을 잃은 다섯 분 중의 한 분이신 이공이 여기에 잠드셨다. 공의 이름은 석종 또는 세종이라 하셨고 자는 성백 양산 이씨시다. 아버님 순건과 어머님 해주 오씨 사이의 삼형제 중 맏으로서 1871년 5월 23일 가북면 용산리에서 나셨으며 어려서부터 효성과 우애가 남달르셨고 성품이 근검 강직하셨을뿐더러 항상 국운을 통탄하시다가 그날 하오 2시 끝내 48세를 일기로 대의를 위해 산화하셨다. 공이 그토록 기리던 조국이 광복된지 30여 년만인 1977년 12월에야 거룩한 넋을 달래고자 건국공로 대통령표창을 추서하였다. 공은 초계 하씨를 초취하셨고 전주 이씨를 후취하셔서 슬하에 상내를 보셨고 손자 병흔를 두셨다. 공의 순국 64년만인 오늘 영령에 보답하고 우리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