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page


176page

일생에 어진 뜻을 품고 어진 일을 하고 간 어진이 한 분이 여기에 누워계시니 남저 이우식 선생이시다. 세상에 부유하고서 교만하지 아니하기 어렵고 그보다도 귀중한 재산을 큰일과 좋은일에 빛나게 쓰기란 더 어려운 일인데 그는 두 가지 어려움을 모두 행한이라 우리는 그를 어진이로 받들어 왔었다. 일찍 나라를 여윈 뒤로 동지들과 더불어 백산상회를 세워 임시정부를 돕고 다시 시대일보와 중외일보등을 창간하여 언론으로 일제에 항거도 했으며, 1929년부터 조선어학회 한글큰사전편찬을 위한 재정을 전담하더니 마침내 그 때문에 흥원, 함흥 등 일제의 감옥에 갇혀 고초를 당하기도 했으나, 76년 한평생 몸과 뜻을 높고 깨끗이 오직 지조와 성실 속에 살고 간지라 믿건대, 겨레와 나라에 끼친 문화적 공덕으로는 선생이 명복을 누릴 것이요, 벗들과 후배를 도와준 선생의 값은 유가족들에게 복됨이 될 것이다. 이은상은 글을 짓고, 김충현은 글씨를 쓰고, 1967년 7월 5일 한극학회 동지 일동이 세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