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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6곡 - 2 천운대 돌아 들어 완락재(玩樂齋) 소쇄한데 / 만권생애(萬卷生涯)로 낙사(樂事)ㅣ 무궁하여라 / 이 중에 왕래풍류(往來風流)를 일러 무엇 할꼬 뇌정이 파산하여도 농자 는 못듣나니 / 백일이 중천 하여도 고자는 못 보나니 / 우리는 이목총명 남자(男子)로 농고 같지 말으리 고인(古人)도 날 못보고 나도 고인(古人) 못뵈 / 고인을 못 봐도 예던 길 앞에 있네 / 예던길 앞에 있거든 아니 예고 어쩔꼬 당시(當時)에 예던 길을 몇 해를 버려두고 / 어디가 다니다가 이제야 돌아온 고 / 이제야 돌아오나니 년듸 마음 말으리. 청산(靑山)은 어찌하여 만고(萬古)에 푸르르며 / 유수는 어찌하여 주야(晝夜)에 긋지 아니는고 / 우리도 그치지 말고 만고상청(萬古常靑)하리라 우부(愚夫) 알며 하거니 긔 아니 쉬운가/ 성인(聖人)도 못다 하시니 긔 아니 어려운가 / 쉽거나 어렵거나 중에 늙는 줄을 몰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