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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열단원으로서 열혈 행동대원이었던 김시현의 피는 중년이 되어서도 식지 않았던 것 같다. 김시현은 심문을 받던 중 비밀 누설을 할까 두려워 그 혀를 깨물다가 혀의 일부가 끊겨 나가 평생 혀짧은 소리를 내야 했을만큼 ‘독한’ 사람이었다. 원래 아호는 ‘학우’였는데 취조하던 검사가 ‘도대체 뭘 구하자는 것인가 ’하구‘(何求)라고 해라.’고 타박하자 그예 호를 하구로 바꿔 버리기도 했다. 이 하구 김시현은 해방 이후 김구가 안두희에게 죽는 것을 보고는 “이건 이승만 짓이다. 독립운동을 같이 한 처지에 정적이라고 죽여버리다니. 용서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1952년 의열단 동지와 함께 이승만 암살을 시도한다. 그러나 김지섭의 폭탄처럼 그 총도 불발이었고, 김시현은 18년 7개월의 일제 시대 옥살이에 더하여 해방된 조국에서 10년의 옥살이를 더하게 된다. 그리고 이승만 암살 기도로 인해 그는 평생을 바친 독립운동가로도 인정받지 못한 채 쓸쓸히 죽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