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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매운 절개가 서슬을 떨치매 민족의 잠다던 대의가 어둠속에 홀연히 빛을 나타내니 선비는 진실로 천지의 정기요 나라의 기강이기때문이다. 간악한 무리가 국정을 잡아 도적에게 나라를 팔고 거짓벼슬에 눈이 멀었던 세월에 초야에서 몸을 이르켜 원통한 백성을 이끌고 원수를 무찌르다가 충의의 푸른 피를 천추에 뿌린이가 계시니 이는 운강 이강년선생이시다. 선생은 근조선의 국운이 이미 기울기 시작하던 철종 무오12월 30일 문경 도태리 향제에 나시어 쉰한살에 순국하시기까지 일생 행적이 구국의 대의로 시종하신 분이다. 선생이 왜적의 침략에 항거하여 처음 의병을 이르킨것은 고종 병신 1월 11일이요 무너지는 사직을 부뜰고 조국의 마지막 명맥을 지키다가 마침내 순의하신것은 순종 무신9월 19일이니 이 열세햇동안의 선생의 자취는 장렬하기 짝이없었다. 더구나 을사조약과 정미조약이 강제로 체결되어 우리나라의 외교권과 군사권이 차례로 왜적에게 앗기게되자 땅을 치며 통곡하고 일어나 다시 창의의 횃불을 들었을때 선생은 이미 한 몸을 국운만회의 제단에 바칠것을 결심하였다. 순종 정미7월에 원주대장 민긍호를 비롯하여 김상태등 40여 진이 제천에 모여 선생을 도창의대장에 추대하고 슬하에 뭉치니 선생의 탁월한 통솔과 군략으로 가는 곳마다 무수한 적을 무찌르고 무기와 군마를 노획하여 사기와 군성이 전국을 진동하고 국민들은 선생의 손으로 국난이 극복될것을 기원하였다. 그러나 하늘은 끝내 우리의 강토와 겨레를 버리고 말았다. 순종 무신 6월 4일 충청도 청풍전투에서 적의 기습을 받아 선봉장 하한서등 7인이 전사하고 남은 사졸이 잇따라 쓰러지매 처절한 싸움 끝에 선생도 총상을 입구 무정한 총알이 가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