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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1892~1938) 의사 공적 기미년 사월 구일에 칠곡군 기산면 평복리에는 낙동강 끝자락을 몰고와 12명의 청년들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의거를 단행하였네. 그 중 선봉이 된 지하수(성한)는 경북 칠곡 출신으로 충주 지씨 시조 지경의 35세 석우의 자손이라지. 어린 시절부터 애국심이 강했던 지하수는 도탄에 빠진 우리 민족의 고통을 민망히 여겼다네. 옛날 옛적 절의에 죽은 충신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듯이 이 마을 지하수의 심장 또는 백번 이상 단련된 강철이었으리. 그 누가 알아줄 리 없는 갈림길에서 방황하다 겨울처럼 숨어있던 12명의 풀뿌리들을 만나니 처음에는 그들 모두 이름없는 들꽃이었다네. 이윽고 그들 목빛 대님을 홀연 풀어헤치고 서로 눈물 뿌리고 피를 마시며 하늘을 우러러 맹세하고 일백의 의사들 되어 소매 떨치고 일어섰다지. 대한독립만세소리 성난 말처럼 조국 산하에 갈기갈기 떨쳐 내닫고 강물도 서린 용이 되어 그들을 따랐다네. 녹두알 같은 눈물 흘리며 한 목숨을 살랐지만 높은 뜻은 이루지 못하고 지하수는 동년 12월 1일에 김동술, 김봉근, 박수병, 박수환, 장상흠, 등과 함께 대구형무소에서 9개월 간의 혹독한 옥고를 치루었다지. 이것은 분명 민족의 독립을 앞당긴 든든한 초석이 되었으리. 넓고 깊은 연못 당시엔 손발 묶인 목쉰 울음 헤아리지 못했지만 세월이 가면서 하나 둘 타는 눈빛으로 그 속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을 후대에 따뜻한 혈기를 지닌 사람들 낙동강 어귀에 모여 모두 다 지하수 의사의 이름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숭고한 애국정신을 바루히하여 조국의 자주독립에 헌신한 노력으로 지하수는 1995년 8월 15일 정부로부터 그 공적을 인정받아 대통령표창(제96660호)을 추서받았다.) 1998년 5월 일 문학박사 심영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