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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봉화를 높이 들고 독립운동을 일으킬 만반의 태세를 취했다. 독수리 같은 일정은 이들의 행동을 노렸다. 마침내 음력 삼월십육일 오후 한 시경 일경들은 돌연 부락을 습격하여 청년 이십일명과 여인 이명 도합 이십삼명을 무기로 위협하여 예배당에 감금하고 출입문을 폐쇄한 뒤 석유를 뿌려 불을 질렀다. 불길은 두렁바위를 사를 듯 하늘에 뻗쳤고, 순국열사의 기막힌 통곡성은 아득히 구척으로 사라진 채 예배당은 한줌의 재로 변해 버렸다. 이어 일경은 다시 고주리로 가서 주모인사로 지목된 천도교인 육명을 결박하여 나무더미에 세워 총살하고 불을 질렀다. 만고에 없는 일경의 잔인무도한 행동이었다. 스물아홉분의 순국열사는 이렇게 푸른 죄를 불속에 뿌려 겨레의 넋을 지켰다. 오늘 자주독립 국가를 찾은 두렁바위 사람들은 순국열사의 명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