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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취 유괴되어 ‘위안부’라고 조롱당하며 성의 노예가 되어 각지로 끌려 다니면서 야수의 무리와 같은 일본병정에게 모멸당하고 있는가! 그 잔혹한 운명을 한탄하고 있었다. 또 형양의 거리에서는 멀리 동쪽 하늘을 시름없이 바라보면서 고국에 두고 온 처자를 생각하고 가슴을 치며, 내가 왜 이 이국땅에서 유랑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냐고 단장의 탄식을 하는 이른바 근로보국대원이라는 이름으로 사냥당해 온 근로자의 눈물도 보았다. 어찌 그뿐이랴! 일본본토의 여러 광산과 군수공장에서, 또 남방 각처의 밀림과 도서에서 혹사당하며 신음하는 수많은 동포들을 상기하며 이 암담한 심사를 어찌 하란 말인가? 통틀어 한국의 남자는 우유부단한 존재로, 또 그 부녀자는 음탕한 것으로 세계에 인상 지워졌다. 이것이 이른바 대동아전쟁이 한국인들에게 보답하는 총결산인 것이다. 여기에 이르러 우리들은 결연히 일어나서 한국임시정부로 달려가 연합국과 결맹하여 신명을 바쳐 일본의 군벌들과 싸울 것을 결의했다. 머지않아 그대들 본토에서도 이 대륙에서 감행하고 있는 전장의 잔인한 양상이 모두 연출될 것이다. 그러나 이쪽은 신사적일 것이며, 인류의 전사에 그 유례가 없는 일본군의 살인, 방화, 약탈, 강간 등 비인도적 흉내는 있을 리 없으니 과히 염려할 것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인과응보에 관하여 불교신심이 두터운 일본인들은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일본인이여 세기의 재판을 기다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