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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3·1 독립운동기념탑 건립 취지문 여기 이 탑은 내 고장 내 겨레는 우리 스스로가 지켜야 한다는 교훈을 깨우쳐 줌에 있다고 하겠다. 1910년 일본 제국주의 총칼 앞에 나라가 넘어지고 10여 성상이 지나도 끈질긴 민족의 저항은 멎지 않았으니 하늘인들 어찌 무심할 수 있었으랴!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세계사의 새 흐름을 타고 온 민족은 가슴에 한을 품고 때를 기다렸다. 1919년 3월 1일 드디어 일어서니 독립을 외치는 만세 소리는 서울 하늘에 메아리치고 태극기는 온 거리를 뒤덮었으며 의거의 소식은 이내 백두대간을 타고 남북으로 내리치달았다. 10일에 이르러 만세 운동은 부산 전역으로 퍼져갔고 항쟁은 고장을 옮겨가며 이어졌다. “일본은 물러가라, 대한 독립 만세” 피와 먹으로 얼룩진 깃발을 앞세우고 민중은 손에 손에 태극기를 거머쥐고 만세를 외쳤다. 총칼 앞에 죽음을 무르쓴 민중의 분노는 성난 파도와 같았으며, 산마루의 봉화는 삼천리를 누볐고 만세꾼은 동서로 줄달음쳐 항거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밤낮으로 이어져 독립의 의지는 불꽃처럼 타오르니, 이 어찌 한겨레의 승리가 아니랴. 총칼과 맨주먹의 싸움이 어찌 단판에 이길 수 있으랴만, 일제는 마침내 통치 방법을 바꾸었고, 겨레는 비로써 독립의 기틀을 마련했나니 이 일을 영원히 잊지 말자. 우리는 이 탑 앞에서 자주독립과 조국 번영의 각오를 가슴에 새기고 또 새겨야 할 것이다. 1996년 3월 1일 박지홍 짓고 배재식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