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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신여학교 만세운동기념비 일본이 우리의 주권을 빼았아 총칼을 앞세우고 무단정치를 강행한 지 10년에 접어드는 1919년 3월 1일 이 날을 기하여 반만년 역사의 권위를 딛고 온 겨례의 성충과 민족자긍의 의지를 독립선언문에 담아 최후의 일인까지 최후의 일각까지 독립을 찾고 자유를 회복하려는 우리의 결의를 일본 당국에 통보하고 세계 만방에 호소하였다. 누가 조국을 사랑하지 않으며 자유를 원치 않으랴. 독립의 외침은 요원의 횃불처럼 삼천리 강토에 메아리쳐 나갔다. 이곳 일신여학교에서는 이러한 서울 소식을 알고 거사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완료한 후 꽃같은 젊은 여학생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손에 손에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만세를 하늘 높이 외치니 아아 하느님 이 소녀들의 외침을 굽어 살피소서. 자유 그것 아니면 죽음도 사양치 않겠다는 이 겨레의 꽃들을 어여삐 여기소서! 남자는 그래도 의리를 배웠지만 여자의 가는 길은 부도인데도 어찌하여 위국충절에 앞장섬인고. 더우기 님들의 독립만세는 부산 경남지역의 선구가 되니 국사에 어찌 남녀의 구별이 있으랴. 당시 학생인 김응수 님이 경찰심문에서「세 살 먹은 아이도 제 밥을 빼았으면 달라고 우는데 우리들은 우리나라를 돌려달라고 하는데 무엇이 나쁘냐」고 한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며 님들의 장한 뜻을 후세에 전하고자 사연의 대강을 돌에 새겨 당시의 일신여학교 자리에 세우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