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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7 - 다. 다른 한편에서는 토지점탈과 수산자원의 확보를 위하여 일본 농어민의 대량이주가 적극 추진되고 있었다. 특히 일본 농어민들의 대량이주는 한국의 농어민들에게 커다란 도전으로 간주되었던 것이다.4) 안규홍도 이와 같은 일제의 침탈정책에 대해 심한 불만을 가지게 되었다. 그의 이러한 항 일적개심은 다음과 같은 기록에서도 엿볼 수가 있다. 을사년(1905) 10월의 을사조약 늑결 소식을 듣고 항상 개탄해 하였다. 혹 야심토록 자지 않고 천정만 쳐다 보고 있으니, 같이 자던 이들이 위로하였으나 대답도 없이 탄식만 할 뿐 이었다.5) 안규홍은 1908년 2월 의병을 일으킬 결심을 품고 동지들을 규합하기 시작하였다. 그가 거의할 결심을 굳히게 되는 과정에서는 앞서 1907년 인근의 화순군 능주(綾州)에서 의병항 전을 벌이던 양회일(梁會一)의 피체 소식도 커다란 동기로 작용하였다고 한다. 그리하여 그는 처음에 도적들의 내침을 방어하기 위해 조직되어 있던 보성 법화(法化)의 자위단(自衛團)을 주축으로 거의할 생각을 하였다. 이러한 결심하에 그는 부근의 양반유지 들에게도 거의의 뜻을 전하고 지원을 요청하였지만, 이들을 안규홍이 중망이 없다는 이유로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는 그와 동모하는 것을 수치로 여기기까지 하던 실정이었다 . 이들의 외면은 결국 재정적 뒷받침이 결여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에 그는 하는 수 없이 거의의 방책을 다시 세웠다. 안규홍은 강성인(姜性仁) 의병부대에 투신하였다. 강성인은 원래 강원도에서 의병항전을 벌이던 이로, 일군의 '토벌작전'을 피해 순천 부근으로 내려와 활동중이던 의병장이었다. 그 는 흔히 강용언(姜龍彦), 혹은 강사문(姜士文)으로 불리워지기도 하였는데, 순천지방에서는 잘 알려진 의병장이었다. 그는 안규홍을 부장(副將)으로 임명하였다.6) 그러나, 강용언이 주민들에게 피해를 많이 입혀 주변으로부터 신망을 잃게 되자, 안규홍 은 1908년 4월 부하들과 함께 그를 총살시키고, 염재보(廉再輔)와 손덕호(孫德浩) 등의 추 대를 받아 의병대장에 취임한 뒤 다음과 같이 부서를 재편하고 본격적인 항일전을 준비하게 되었다.7) 의병대장 : 안규홍 부장(副將) : 염재보(廉在輔) 선 봉 장 : 이관회(李貫會)·이영삼(李泳三) 좌우익장 : 임병국(任秉國)·손덕호·정기찬(鄭基贊)·장재모(張載瑁)·송경회(宋敬會) 후 군 장 : 안택환(安宅煥)·소휘천(蘇輝千) 참 모 장 : 오주일(吳周一)·나창운(羅昌運) 서 기 : 임정현(任淨鉉) 운량관(運粮官) : 박제현(朴濟鉉) 1908년 4월 보성군 문덕면(文德面) 동소산(桐巢山)에서 거의한 이후 안규홍 의병부대는 이듬해 9월 안규홍이 피체될 때까지 광양, 보성 등지를 중심으로 인근의 홍양, 여수, 돌산 (突山), 곡성, 남원, 구례, 장흥, 순창에 이르는 광범한 지역에서 일군과 많은 전투를 벌였 다. 안규홍 의병이 첫 전투를 벌인 것은 4월 26일의 보성 파청(坡靑)전투였다. 약 150여명 의 의병은 이날 보성, 낙안(樂安)에서 파견된 일군헌병대를 맞아 기습작전을 펼쳐 이들을 전멸시키고 다수의 무기를 노획하는 전과를 거두었다. 파청전투에서 승리한 뒤 안규홍 의병 은 여러 부대로 나뉘어 인근의 대원사(大院寺)로 들어가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한편, 파청에서 패배를 당한 뒤, 일군은 이를 복수할 결심으로 의병들이 은거해 있던 대 원사를 향해 접근해왔다. 이에 의병측에서는 사찰 문루와 장벽에 의지하여 다가오는 일군을 향해 맹렬한 사격을 가해 이들의 접근을 차단하고 많은 일군을 사살하였다. 안규홍 의병의 활약이 이처럼 활발해지자, 도변정추(渡邊政秋)가 이끄는 일군의 한 부대 는 동복(同福 ; 금(今), 화순군 동복)을 수비하기 위해 그곳에 주둔하게 되었다. 안규홍은 잠 뱅이를 입고 가래를 든 농민으로 위장, 이들의 활동상황과 규모 등을 정탐한 뒤 의병들을 동복 운월치(雲月峙)에 매복시켜 놓고 일군들을 그곳으로 유인, 이들을 크게 격파시켰다 . 1908년 5월 중순의 일이다. 또한, 운월치에서 승리한 뒤 안규홍은 의병 본진을 귀환시킨 뒤 자신은 부하 2, 3명만을 거느린 채 일군의 출동을 틈타 비어 있던 동복 일군 진지를 불살라 버렸다. 이와 같은 안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