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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2 - 4 이상에서 구한말 의병항전시에 집필된 자료에서부터 최근에 이루어진 연구저술에 이르기 까지의 여러 자료 가운데 의병항전을 주도했던 인물들의 활동이나 전기가 집중 수록된 것들 을 추출, 그 성격을 파악해 보았다. 이는 어떤 구체적 결론을 도출키 위한 것이 아니라 의 병연구를 위한 하나의 기초작업으로 진행된 것이다. 아래에 언급되는 것들은 앞에서 본 자 료들을 통해 볼 때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사실들로서 총체적 의병 연구에 중요한 측면들이라 하겠다. 첫째, 의병항전상의 학통성에 관한 문제이다. 초기의 의병항전에 대해서는 위에서 보았듯 이 유인석이 주도한 호좌의병진에 관한 기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거의 모두 가 화서-성재-의암으로 연결되는 화서학파 인물들로서 의암 막료였던 것이다. 또한 노사학 파의 인물들도 송사 기우만, 성재 기삼연 양인을 정점으로 이들과 직접, 간접으로 연결된 인물들이 호남의병항전 가운데 중요한 역할을 담임하고 있었다. 이와 같이 의병항전상에서 학통성이 강하게 표출되는 경우, 그 역할의 긍정적, 부정적 측면의 양면이 모두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의병항전상의 지역성에 관한 문제이다. 초기의병항전은 원주-제천 일대가 특히 성 한 곳이었으며 을사오조약 늑결 후인 1906, 7년 무렵에는 경북, 강원도 일대가 주요한 항 전 무대였으며, 1908년 이후에는 전국이 의병항전의 무대로 화하였으나, 그 가운데서도 특 히 호남 일대가 극성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은 각 시기마다 드러나는 의병의 특성 과도 밀접한 관련을 갖는 것으로 이해된다. 셋째, 의병장의 신분구성 문제이다. 초기의 항전에서는 몇몇 두드러진 유생이 항전을 주 도하고 그 문인사우 혹은 친, 인척이 여기에 적극 동참하는 형이었다. 초기에 전개된 거의 모든 경우의 항전에서 이와 같은 정례를 보여 준다. 하지만, 1907년 이후가 되면 다양한 계 층에서 의병항전에 주체적으로 참가하게 되는 까닭에, 의병의 신분상의 구성은 일원적으로 파악할 수 없게 된다. 이와 같은 점은 여타 기록에서도 드러나지만 특히 《매천야록》과 <의병전>에서 잘 보여 주고 있다. 이밖에도 아직 발굴되지 않은 자료 가운데서도 위에서 분석한 자료들과 같은 체제 및 집 필 동기에서 이루어진 것들이 상당수 있으리라 짐작된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 동안 일반적 으로 알려진, 또 필자가 접할 수 있었던 자료들을 중심으로 의병장을 분석, 검토하였다. 각 주 1) 한편, 일본학계에서도 구한말 의병에 대한 연구가 이 시기를 전후하여 시작되었다. 산변 건태랑(山邊健太郞)의 <일본제국주의(日本帝國主義)(の)조선침략(朝鮮侵略)(と)조선인민(朝鮮 人民)(の)반일투쟁(反日鬪爭)>(《역사학연구(歷史學硏究)》별책(別冊), 1953)과 등원요자(藤 原 子)의 <의병운동(義兵運動)>(《역사학연구(歷史學硏究)》187, 1955)의 두 논문이 그것 이다. 이들 논문은 체제 및 논리 전개 등의 측면에서는 짜여져 있는 편이나 일본외무성의 관계문헌이나 육군성의 첩보기록 등 일제측 기록만 활용, 기술되었기 때문에 의병의 본질 규명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더욱이 의병항전의 발전 과정도 몇몇 이름있는 의병장이나 주요항전 사실만을 부각시켜 의병의 거족적 항쟁의 성격을 은폐시키는 결과를 가져 왔다. 2) 이소응(李昭應) : 《습재집(習齋集)》권33, 잡저(雜著) : 《소의신편(昭義新編)》(국사편 찬위원회, 1975), pp.247∼263. 3) 《소의신편(昭義新編)》, pp.236∼247. 4) 《독립운동사자료집(獨立運動史資料集) 1》(국가보훈처, 1971), pp.157∼204. 5) 이정규(李正奎) : 《항재집(恒齋集)》권10, <잡기(雜記)>. 6) 기우만(奇宇萬) : 《송사선생문집(松沙先生文集)》권(卷)1, <전(傳)> ; <호남의사열전(湖 南義士列傳)>(《독립운동사자료집(獨立運動史資料集) 2》, 국가보훈처, 1971), pp.626∼ 973. 이 가운데 《자료집(資料集) 2》에 실린 <호남의사열전>은 행주기씨대종중(幸州奇氏大 宗中)에서 편찬한 《호남의병장열전(湖南義兵將列傳)》가운데 《성재기선생거의록약초(省齋 奇先生擧義錄略抄)》권3을 번역한 것으로, 여기에는 위에서 본 기우만 소작(所作)의 열전 외에도 오준선(吳駿善)이 지은 <기삼연전(奇參衍傳)>과 <고록천전(高鹿泉(광순(光洵))傳)>등 두 건이 첨록(添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