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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4 - 《국사대요(國史大要)》(1949) 어느 것에도 구한말의 의병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이렇다 할 해석이 없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까닭에서였다. 그후 구한말 의병항전을 최초로 언급한 저술은 6·25사변을 겪고난 후인 1956년에 애국동지원호회의 주관으로 김승학(金承學), 이학 수(李學洙) 등이 편찬한 《한국독립운동사》(韓國獨立運動史)(애국동지원호회, 1956)이다 . 이 책에는 구한말 의병이 독립된 한 장으로 설정되어 그 역사적 의의와 개략적인 항전 사실 이 기술되어 있고, 또 부록으로 여러 의병장의 약전을 부기하였던 것이다. 또한 그해 말에 는 신석호(申奭鎬) 박사가 <한말 의병의 개황>(《사총》1, 고려대 사학회, 1955)을 발표함 으로써 이로부터 본격적인 의병 연구가 개시되었다.1) 의병항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여러 의병장들과 그들의 활약상이 점차 밝혀지기 시작하였다. 의병항전을 주도했던 의병장들의 주의, 주장 및 사상에 대한 고찰 없이는 의병 항전의 성격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의병장에 대한 연구는 우선적으로 요구되었던 것이 다. 그 결과 유인석, 이강년, 최익현 등 몇몇 저명한 의병장에 대해서는 그 동안 어느 정도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리하여 그들이 가진 사상의 내용이나 항전 활동, 나아가 양자간의 상 관성 등이 어느 정도 구명되는 성과를 거둘 수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병항전은 한 국근대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으로 보면 연구 내용이 여전히 만족할 만한 수준에는 도달해 있 지는 못한 것 같다. 근년까지도 후기보다는 전기에 활동했던, 그것도 화서문인(華西門人)의 거의인물에 연구가 집중되는 경향을 부인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 물론, 이들이 초기의병항 전에서 핵심 역할을 담임한 것은 사실이나, 의병항전의 전시기를 놓고 볼 때 한민족의 주체 적이고 자주적인 역량이 유감없이 발휘된, 대일전면전의 성격을 띠는 시기는 1907∼1909년 의 후기 항전이라 할 수가 있겠다. 그러므로 의병항전의 실상을 여실히 밝혀내고, 또 이를 바탕으로 그 역사적 의의를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후기에 활동했던 의병에 대한 총체적 연구가 보다 다각도에서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연구의 축적 이 이루어진 다음에라야 1895∼1914년의 20여년간에 걸쳐 집요하게 전개된 항일의병항전 의 역사적 의의가 보다 선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믿어진다. 구한말 의병항전을 영도하던 의병장들은 여기서 일일이 열거할 수가 없을 만큼 그 수가 많다. 1895, 6년의 전기 의병항전기에는 유인석, 이소응, 민용호, 민종식, 김하락 등 저명한 소수의 인물들이 주축이 되었기 때문에 그 행적이 쉽게 드러나지만 대일전면전의 성격을 띠 는 1907년 이후의 후기에 가서는 각개 의병장의 명단조차 명확히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무수한 의병장이 항전을 벌였다. 여기서는 1894∼5년 청일전쟁후의 전기 의병 개시 이후 지금까지 기록된 여러 자료와 저 술들 가운데 의병장에 관한 기록이 모아져 있는 것들을 추출해 그 속에 나타난 여러 의병장 의 성격을 고찰하고자 한다. 하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가 의병장이란 명칭과 직 임을 띤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이 설사 의병장으로 지칭되지 않아도 여기 포함된 인물들은 의병항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의병장 못지 않게 중요한 역할을 담임한 인물들도 상당수 포 함되어 있다. 따라서 여러 자료상에 등장하는 의병항전을 영도한 인물들을 총체적으로 파악 하기 위한 작업인 만큼, 일일이 그 지위를 분리시켜 인물들을 열거한다는 것은 의의가 별로 없으므로 여기서는 일원적으로 파악코자 한다. 여하튼 이 작업을 통해 우리는 여러 의병장 들의 자료상에 나타난 성격이나 비중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2 초기의 을미의병항전을 주도했다고 생각되는 화서(華西) 이항로(李恒老) 문하의 의병장들 에 대한 기록은《소의신편(昭義新編)》등 동문인들에 의해 기술된 여러 자료에 나타나고 있 다. 그 가운데서도 화서학파를 중심으로 한 을미의병의 전모를 종합적으로 기록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이소응(李昭應)의 <척화거의사실대략(斥和擧義事實大略)>2)에서는 다음과 같은 의병장을 들고 있다. 문석봉(文錫鳳)(공주) 김복한(金福漢) 이설(李 ) 정인희(鄭寅喜)(홍주) 유인석(柳麟錫) 이 소응(李昭應) 이춘영(李春永) 안승우(安承禹) 서상렬(徐相烈) 이필희(李弼熙) 신지수(申芝秀 ) 이범직(李範稷) 주용규(朱庸奎) 홍사구(洪思九) 정화용(鄭華鎔) 유홍석(柳弘錫) 홍승학(洪承 學) 유치경(兪致慶) 신석원(申錫元) 조두환(趙斗煥) 변석현(邊錫玄) 채홍두(蔡洪斗) 채홍기(蔡 洪冀) 우병렬(禹炳烈) 조종익(趙鍾益) 신석(申 ) 서재형(徐在衡) 신혁희(申赫熙) 우종하(禹鍾 夏) 신택희(申宅熙) 이강년(李康秊) 정운경(鄭雲慶) 원용정(元容正) 김화식(金華植) 홍덕표(洪 德杓) 권재중(權在重) 이소응(李昭應) 이진응(李晋應) 김도화(金道和)(안동) 노응규(盧應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