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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41 대한민국 해병대 www. rokmc.mil.kr 51 을 울리는 말이다. 정말 귀금속 공예가 좋아서 예술에만 매달린 선생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자. “나는 어릴 때부터 내가 손재주 있다는 걸 알았어. 공예하려고 집을 뛰쳐나왔지, 학교도 다니 다가 그만두고. 공부도 곧잘 했지만 예술이 너무너무 하고 싶었거든. 군대에서 휴가를 나와서도 일을 하고 싶어서 일하고 갔어.” 젊을 때 꼭 해보고 싶은 것 하나를 고른다면 연애를 해보고 싶다며 호쾌하게 웃는 명장. 군대 다니던 시절 아가씨를 한 번 만났었는데, 연애를 하니 시간도 돈도 부족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 었단다. 그래서 연애 역시 한켠으로 접어버리고 예술에만 집중했다. 귀금속 예술 최고의 경지를 바라보며 다른 모든 것에 미련을 버리고 달려온 40여 년의 인생. 지금 와서 잠시 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내 스승님이 그렇게 하지 말라고 뜯어말리시던 예술의 길을 나는 미쳐서 한평생을 바쳤는데, 최근 들어서 처음 후회를 해봤어. 40년을 바쳤는데 끝이 안 보여. 내가 기술은 참 많이 가지고 있 는데 너무 쓸쓸한 거지. 같이 가는 사람도 없고. 배우려는 사람도 없고. 내가 참 너무 한 길만 걸 어온 것이 아닌가 싶어요. 정말 일에만 미쳐 살다가 이제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외로운 거지 허허.” 일인자는 외롭다. 혼자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서 있기 때문이다. 선생의 외로움이 그 때문이 아 닐까 생각하지만 그 이유만으로 치부하기에 선생의 마음은 너무 무거워 보인다. 예술의 순수함 에 주목하지 않고 그 가치를 알아봐 주지 않는 현세인들에 대한 실망 때문인가. 아무도 그의 뒤 를 따라 고되고 외롭되 고고한 예술의 길을 걸으려 하지 않는 예술의식의 실종때문인가. 작업실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