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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근대문화 애양원은 20세기 한국 한센병사를 증언하는 역사의 현장이다. 그 안에는 사회로부터 버림받았던 한센병 환자들이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인간다운 존엄성을 회복해 간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데, 이를 통해 기독교와 함께 전해진 근대 의료의 변천사를 알 수 있다. 1909년 선교사들이 작은 규모로 꾸려나가던 한센병 환자 치료소인 광주에 있던 한센병원을 모태로 하며, 1925년에서 1928년에 걸쳐 지금의 자리로 옮겨 새롭게 터전을 잡았다. 1935년 들어 사랑으로 기른다'는 뜻의 애양원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일제 강점기와 한센병 환자 수용 시설 중에 가장 체계적인 인력 육성과 선교사업을 수행한 곳으로서 한센인들의 자활을 돕는 자립형 공동체였다. 특히 애양원은 한센인을 위해 헌신하다가 육이오 전쟁 때 순교하신 손양원 목사의 순교 성지이기도 하다. 손양원 목사는 여순사건 때 두 아들을 죽인 사람을 용서하고 양아들로 삼은 일화로도 유명하다. 이와 함께 근대 교회 건축 양식을 보여 주는 장천교회, 조선식산은행 건물이었던 제일은행 여수 지점, 사설 철도 회사의 역사로 가치가 있는 율촌역, 여수 젊은이들의 항일 운동 근거지였던 여수 (구)청년회관, 일제 강점기의 군사용 터널이었던 마래 제2터널 같은 등록문화재들은 여수 지방의 근대 역사를 보여준다. 그 밖에 만성리 학살지와 그 주변의 형제묘는 여순사건의 비극을 보여주는 유적지이다. 애양원 애양원은 한국 최초의 한센병 치료 병원으로서 애양병원, 여수(구)애 양원교회, 애양원 역사박물관, 손양원목사 순교기념관 등에 그 역사가 생생하게 남아있다. 1928년 2층 규모로 준공된 여수 (구)애양원교회는 1934년에 소실되었고, 현재의 건물은 1935년에 다시 지은 것이다. 이 석조 건축물은 종탑이 하나 있는 평면 장방형 형태로서 전체적으로 단순하고 투박하지만 여수에서는 보기 드문 건물 형태이다. 또한 일제 강점기에 미국 선교사들에 의해 건축된 교회 건축으로서 근대 한국 선교사의 중요한 의미를 가진 등록문화재이다. 애양원 역사박물관은 병원 본관으로 사용하기 위해 1926년에 교회 와 함께 2층 석조 건축물로 지어졌다. 1953년에 양쪽 부분이 증축되었고, 발코니를 가진 현관은 해체되었으나 비교적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1967년에 현대식 병원이 세워진 후 양로원으로 사용되다가 1999년에 역사박물관으로 만들었다. 박물관에는 의료 선교 기관의 역사를 보여 주는 각종 의료 기구와 사진 자료 등이 풍부하게 전시되어 있어 한국한센병 치료 역사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