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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천년을 견딜 단단한 바윗돌로 조각상을 세운다. 이 조각상은 시대의 뛰어난, 불세출의 영웅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저 평범한 우리 양산고 110명의 선배들이 보여준 참다운 선택, 두렵고도 괴로운 선택, 그 용기를 기리기 위해서이다. 1950년 6.25전쟁, 풍전등화의 위기에 내몰린 조국. 가까운 낙동강 전선에서 들려왔을 포성과 자유의 종말처럼 드리는 총성은 평범한 젊음을 자극하여 잠자는 내면의 영웅을 깨웠으니 그 이름은 '학도병'이다. 퇴각과 거듭된 패전. 수많은 전사자로 한 명의 병력도 절실할 때 그들은 천군만마처럼 조국의 부름에 다가갔다. 전쟁이 가져온 공포, 두려움과 비겁함과 정의가 뒤섞인 혼돈 앞에서, 대다수가 보여준 평범함을 거부하고 분연히 애국의 길을 따랐으니, 그 순간의 결연하과 비장함은 그 어떤 위대한 영웅의 삶과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다! 죽음을 넘어선 용기의 실현은 그 무엇으로도 찬양할 수 없다! 조국수호 66년. 이 조각상을 '실행영웅'이라 이름 붙여 이 자리에 세우니, 이를 바라보는 후배들은 자신의 삶에 일어나는 무수한 사건들 앞에서 반드시 실행하여야만 가치가 더 빛나는 우리 인생의 의미를 깊이 성찰해야 할 것이다. 2016년 12월 15일 양산고등학교 6.25 참전 호국영웅 명비 건립 추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