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page


162page

6.25전쟁 학도의용군 참전기념비 의로운 용기는 죽음을 뛰어넘는 것이다. 조국이 바람 앞의 등불같은 위기에 처했을 때, 경맥인 출신 학도의용군들은 채가방 대신에 총을 들고 구국의 전선에 나섰다. 누군들 삶을 부정하고 죽음을 택할까마는 민족공동체의 명운이 걸려있기에 이들은 목숨을 내던져 성채처럼 조국방어의 성벽을 쌓았다. 젊은 의기 하나로 무장된 경맥인들은 빈약한 장비와 짧은 훈련을 받고 1950년 8월 11일에 포항의 최전선에 투입되었다. 압도적으로 우세한 적의 병력과 막강한 화력에 온몸을 던져 이를 저하고는 쉬지않고 잃어버린 낙동강 이북의 땅을 회복하는 동안 이들이 걸은 길은 굽이굽이 험난한 과정이었다. 이들은 가까이는 동해의 물길을 따라가고 멀리는 백두산과 압록강을 바라보면서 아무일 없이 늙기보다는 이름을 남기며 짧게 살다가는 흔적을 남겼다. 정신이 육신보다 강함을 보이고 의무는 권리보다 앞세우며 지식인의 책무를 짊어지고 백삼선 두른 학도병들은 우리의 산하를 지켰다. 더러는 살아 돌아왔지만 끝끝내 민족의 제단 앞에 희생된 사람도 많았다. 전국에서 두번쨰로 많은 53명의 경맥인 전사자가 생긴것이 이들의 치열한 발자취를 보여주는 일이었다. 고난의 행로에서 이들은 보상받을 것을 기대하지 않았고 명예로운 이름을 구하지 않았지만 마땅히 해내야 할 일이기에 고난과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들의 한 걸음 한 걸음 나갈 때마다 우리 민족공동체는 혼돈의 앞날을 헤칠 길을 찾았고 한 방울 피땀을 흘릴 때마다 이 땅의 생령들은 생명과 용기를 살려갈 생명수를 얻었다. 아, 들불같이 일어나 이 강산에 가득 찬 민족의 고통을 불태우며 붉게 피어난 들꽃같이 피 흘리며 목숨을 바친 영령들이여. 바위보다 굳은 의기를 앞세우며 목숨을 걸은 고난 위에 빛나는 경맥인들의 명예로운 이름이여. 민족공동체를 지키는 생령과 영령으로 우리를 지켜주소서. 이를 기려 경북중고등학교 동문들과 국가보훈처가 힘을 합쳐 여기에 비를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