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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채 피어나지 못한 세 꽃송이가 떨어진 자리다. 1975년 9월 11일 야음에 침투한 무장간첩과 교전중 용감하게 최후를 마친 일경 김갑중, 양규식, 임동표의 세 전우의 잔사지거니 김갑중은 1954년 1월 26일에 이리시 창인동에서 어머니 정영자의 차남으로 태어나 이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북공대 섬유공학과 3학년에 재적중이었으며, 양규식은 1952년 7월 4일에 익산군 팔봉면 부송리에서 아버지 양영식의 장남으로 태어나 이리공고를 졸업하고 전북상대 무역학과 4학년에 재적중이었으며 임동표는 1955년 8월 1일에 고창군 신림면 가평리에서 아버지 임한풍의 차남으로 태어나 전주 신흥고교를 졸업하고 전북공대 금속공학과 2학년에 재적중이었노라. 세 전우 모두가 학교에서는 교우들 사이에서 뛰어나는 선망의 대상이었으며 향리에서는 효도하고 이웃에 우애하며 봉사하는 지역사회의 역군으로 장래가 촉망되던 별빛같은 지주들이었노라. 오오 슬프도다. 오늘 세 전우가 장렬하게 산화한지 2주기를 맞이함에 즈음하여 같이 전투에 참여했던 17기, 18기의 살아남은 전우들은 유명을 달리한 세 전우들의 명복을 빌고 그대들의 고매한 인격을 길이 가슴마다에 간직하는 추억의 거울로 삼고자 조촐하나마 정성을 모아 돌 한덩이를 세우매 뜻을 같이하여 모교인 전북대 이병기시인은 글을 짓고 이길정은 글씨를 쓰노라 1977년 9월 11일 17, 18기 동기생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