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9page
399page
낙 화
당신들이 제게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아는 까닭에
저는 당신들의 코끝을 간질이는
가을꽃일 수 없습니다.
제게 돌아오지 못할 것을 아는 까닭에
저는 풍성한 가을에도 뜨거운 여름에도
따사로운 봄에도 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떠나지 못하는 건
그대도 꽃을 피워야하는 건
내발의 사슬 때문이지요.
겨울 꽃이 되어버린 지름
피기도 전에 시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진정한 향기를 위해
내 이름은 冬花라 합니다.
새 찬 눈보라만이 몰아치는
당신들의 나리에서
그래도 몸을 비틀며 피어나는 꽃입니다.
冬花는 생전의 박래전 열사 필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