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page


167page

경기남아의 피여 경기남아의 거룩한 이름이여, 그 가슴속에서 터져 나온 피여! 위대한 피여! 겨레의 역사 위에 검은 점을 찍은 전제와 탄압과 착취와 기만과 온갖 악의 권화인 지독한 독재였건만 이 피 앞에선 거꾸러 졌나니 여지없이 허물어지고 말았나니, 오! 피에 젖은 젊은 사자들이여 잠들어 말이 없는 어린 영웅들이여, 우리는 듣노라 그대들의 외침을, 우리는 보노라 이 돌에 어린 그대들의 넋을, 꽃은 졌도다. 피기도 전에. 그 봉우리가 뿌린 피는 그러나 방울방울 다시 꽃으로 맺힌다. 민주의 꽃이 자유의 꽃이 피련다. 평화와 번영의 향기가 무르녹으련다. 경기남아의 장엄한 기백이여, 그대들의 부활을 맹세코 믿으련다. 어깨를 겯고저 이 돌에 기대어 보노라. 손을 잡고파 그 뿌다구니를 어루만지노라. 단기 4293년 10월 3일 이희승 지음 김충현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