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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슬프다! 1948년 무자년에 이 고장에서 무고히 희생된 억울한 영영들이시여! 캄캄한지하에서 조차 숨죽여 흐느꼈을 넛들이여! 이제라도 일어나서 보고싶은 부모형제 아들 딸을 어찌두고 눈감으셨읍니까? 일제의 사슬에서 벗어난 기쁨이 채 가시기도 좌익 우익의 대립과 갈등으로 적군도 아군도 없이 싸워 흘린피가 아름다운 4월의 제주산하를 붉게 물들였으니 이 원통함은 과연 누구의 잘못이란 말입니까? 죄지은 자 없이 죄없는 시신만 묻힌 이 역사적 비극을 아는지 모르는지 세월만 흘러 봄이면 어김없이 새싹이 나고 꽃들이 피는데 우리의 마음만은 아프기만 합니다. 이제 피묻은 역사를 사랑으로 닦고 용서로 감싸안하 우리의 가슴속에 따뜻하게 묻으려합니다. 누가 옳고 그른지는 후세의 역사가들이 밝힐일이나 너나없이 억울하게 돌아가신 모슬포에 수많은 희생자들의 넋을 이곳에 모아 김가동산 양지바른 곳에 빗돌을 세워 옷깃을 여미고 명복을 비나니 이제는 모두 잊고 편히 눈감아 고히고히 잠드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