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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교구 성직자 묘역(6.25 순교자 묘역). 이곳은 천주교 춘천교구에서 사목하다가 선종한 사제들의 신앙을 증거하며 목자로서의 소명을 다하고 희생된 순교자들이 잠들어 있는 성스러운 묘역이다. 한국전쟁(1950.6.25 ~ 1953.7.27)의 상처는 한국의 현대사뿐만 아니라, 1939년에 설립되었지만 38선에 의해 관할 구역이 분리되는 아픔을 겪고 있는 춘천천주교에게도 커다란 아픔으로 남게 되었다. 전쟁시작 직후인 6월 27일, 춘천 소양로 본당의 고 안토니오 신부가 피살되고 7월4일에는 삼척본당의 진 야고보 신부, 8월 28일에는 묵호본당의 라바드리시오 신부가 인민군에 의해 살해되었다. 10월 9일에는 양양본당의 이광재 티모테오 신부가 원산으로 끌려가 순교했으며 12월 6일에는 손 프란치스코 신부가 압록강변 중강진 부근 하창리 포로수용소에서 병사했다. 1951년 10월 11일, 전쟁의 와중임에도 불구하고 가매장 되어있던 고 안토니오 신부와 바드리시오 신부의 유해를 발굴하여 폐허가 된 죽림동성당에서 장례를 치른 후 뒤뜰에 안장했다. 이듬해인 1952년 3월 26일 진 야고보 신부의 유해도 옮겨와 안장되었다. 이후 이미 전쟁전에 북한지역 평강에서 피랍되어 평양감옥에서 옥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백응만 마나소 신부와 북한 지역에서 순교하여 유해를 모실 수 없었던 이광재 티모테오, 김교명 베네딕토, 손프란치스코 신부의 가묘를 조성함으로써 순교자들을 모신 성스러운 묘역이 조성되었다. 그 후로도 사목자로서의 삶을 마감하고 이 세상을 떠난 춘천교구의 사제들이 안장되면서 이 묘역은 천상의 삶을 기리던 목자들의 영원한 안식처가 되었다.